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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나무
보리수 나무

 

보리수나무의 특징

보리수나무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각자가 알고 있는 보리수나무를 이야기해 보면, 서로 다른 나무를 말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의 이름을 두고 여러 나무가 자신의 이름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식물 도감에 나오는 진짜 보리수나무는 보리수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수로, 보통 3~4m 정도 자라는 관목입니다. 시골의 작은 마당이나 낮은 산 가장자리, 또는 논두렁에 자리잡고 있는 보리수나무는 여름이 시작될 무렵 황백색의 작은 꽃이 피고, 가을에는 작고 붉은 열매가 달립니다. 이 열매는 약간 떫으면서도 달콤한 맛으로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우리가 보리수나무라고 잘못 부르는 나무 중 하나는 부처가 그 나무 아래서 득도했다는 보리수나무입니다. 그러나 이 나무는 실제 보리수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와는 거리가 멉니다. 부처가 득도한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않으며, 무화과 나무와 사촌쯤 되는 나무로 인도에서는 보호나무, 반얀, 또는 피팔리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왜 이 나무를 보리수나무로 알고 있을까요? 고대 인도의 말로 모든 법을 깨쳐 득도한 상태를 '보디'라고 하는데, 이 말을 한자로 음역하여 '보리'라고 표기하고, 여기에 나무 숫자를 더해 '보리수'로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에는 보리수나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혼동이 생긴 것입니다.

 

잘못 알려진 보리수나무와 실제 종류

또 다른 잘못 알려진 보리수나무는 슈베르트의 가곡에 나오는 '성문 앞 우물가의 보리수'입니다. 이 나무 역시 실제로는 피나무과에 속하는 피나무의 한 종류입니다. 피나무는 찰피나무, 달피나무, 연밥피나무, 연주나무 등 여러 종류가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나온 식물 도감을 보면, 달피나무를 한자로 '보리수'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피나무는 왜 우리나라에서 보리수나무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이 나무의 동그란 열매는 염주의 재료로 쓰였고, 목재의 질이 좋아 사찰 부근에 심어져 절을 짓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에 보리수나무로 오해한 것입니다. 실제로 몇몇 유명한 절에는 달피나무나 염주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신자들에게 이 나무가 부처가 득도한 나무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도의 열대성 기후와 우리나라의 온대성 기후는 다르기 때문에 열대 나무가 우리나라의 겨울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닫기 위해서는 꼭 인도의 나무일 필요는 없겠지요. 인도 보리수의 3대 후손 나무는 2014년에 대통령이 선물로 받아 현재 국립수목원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불자들은 이 나무를 부처님의 현신처럼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 보리수나무의 가치와 이용

우리나라의 보리수나무는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기록에 따르면, 보리수나무 열매가 보리수확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리수나무는 지역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자라며, 종류별로 열매가 열리는 시기가 다릅니다. 가을에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보리수나무라 부르고, 봄에 열리는 나무는 보리본래 또는 조보리나무로 불립니다. 이 나무의 열매 모양을 보고 보리수확량을 점치곤 했습니다. 보리수나무는 학명으로 '엘라이아그누스 웅벨라타'라고 하는데, 여기서 '엘라이아'는 올리브를 의미하고 '아그노스'는 마편초과의 나무를 지칭합니다. 열매 모양이 올리브를 닮았고 흰빛이 도는 특징이 있어 그렇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보리수나무는 한반도 전역에서 자라며,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합니다. 나무 줄기는 굽어 있고, 작은 가시가 있으며, 타원형의 잎은 은빛이 돕니다. 꽃은 작고 향기롭지만 두드러지지 않고, 열매는 보기 좋고 먹기도 좋습니다. 이 나무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열매는 산수유나 오수유로도 불립니다. 보리수나무 열매는 아이들의 간식거리 외에도 가실주나 잼을 만들기도 하며, 예전에는 약으로도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보리수나무는 관목이라 큰 목재로는 이용하기 어렵지만, 목재 자체가 탄력 있고 잘 쪼개지지 않아 농기구나 지팡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질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있어 비료목 역할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황폐한 지역을 회복시키는 데 널리 이용되고, 유럽에서는 정원수로, 생울타리나 차폐 식재로 활용됩니다. 번식은 종자를 뿌리거나 삽목을 통해 이루어지며, 어릴 때 해가림을 잘해주고 건조하지 않게 하면 뿌리를 잘 내립니다. 내한성, 내염성, 내공해성이 강해 기르기 어렵지 않습니다.